“2차 대전 후 히말라야에 몰아쳤던 국가적인 차원의 대규모 원정대의 목표는 정상 등정에 있었다. 이로 인해 등반이 제공하는 모험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순수한 가치는 무시되었고 변질되었다. 자신의 의지와 능력만으로 오르지 않고 산소보조 기구와 장비, 약물에 의존하는 등반가는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를 되풀이 했을 뿐이다.산소마스크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키는 장벽의 역할만을 할 뿐이다. 공정하고 순수한 방법과 수단을 갖고 오르는 에베레스트, 이것만이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 참된 의미의 등반 행위다. 산은 너무나도 본질적이고 궁극적
1924년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조지 말로리의 시신이 1999년 발견되면서 남겨진 의문은, 등반 파트너였던 샌디 어빈의 존재였다. 그리고 카메라와 같은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 못해 그들의 등정 여부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2001년 3월 20일, 에릭 시몬슨을 대장으로 한 아홉 명의 ‘말로리ㆍ어빈 탐사대’ 대원은 에베레스트 롱북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이들은 1920년대의 영국팀 고소캠프와 1960년과 1975년의 중국팀 고소캠프를 집중 추적하면서 새로운 장비들을 다량 발견했다.그러나 말로리와 어빈의 등정을 증명할만한 결정
[ 호경필 전문위원] “1995년 5월 1일, 스코틀랜드의 앨리슨 하그리브스는 여성 최초로 산소와 셀파의 지원없이 단독으로, 에베레스트 북릉을 통해 등정에 성공했다. 3개월 후 그녀는 역시 같은 방식으로 K2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다 갑작스런 폭풍에 희생되었다.그녀가 깎아지른 절벽의 공포와 죽음의 지대에서 얻은 자유와 성취, 그리고 그 꿈을 좇는 열정 가득한 여성, 결혼생활의 불화와 갈등으로 파탄을 맞은 아내, 이혼 후 아이들과의 생활을 위해 생계수단을 확보하고 경제적인 자립을 해야 하는 엄마의 직업은 전문등반가였다. 앨리슨이 계획
‘바이 페어 민즈 by fair means’는 순수하고 공정한 방법과 수단으로 산을 오르려고 하는, 순수 알피니즘을 추구하는 등산가들에게는 절대적인 덕목이다. 알프레드 머메리와 헤르만 불, 라인홀트 메스너는 이 철학의 선구자들이다. 이들의 전통을 이어받은 29세의 괘란 크롭은 자신의 능력만으로 궁극의 절대 고도 0에서 8,848m의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도전하는 등산가에게 에베레스트의 진정한 높이는 8,848m가 아니고 6천미터 급의 고산에 불과하다. 산소마스크는 인간의 순수한 본성과 자유 의지를 가로 막는 벽이